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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현장 카메라]‘방음벽 충돌 막아라’ 특별한 실험

2025-04-17 0 Dailymotion



[앵커]
한 해 동안 방음벽에 부딪혀 죽는 새가 800만 마리가 넘습니다.

이를 막기 위해 전 세계에서 한국과 미국 딱 두 나라에선 특별한 실험을 하고 있는데요. 

현장카메라, 정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 

[기자]
봄이면 철새들이 잠시 쉬어가는 서해 북방 소청도.

새 잡기가 한창입니다.

[김민영 / 조류충돌방지협회 선임연구원]
"되새인데, 이 친구는 암컷이에요. 수컷은 더 머리가 까맸고."

충돌을 막기 위해 새 눈에 잘 띄는 방음벽 무늬를 찾아내는 실험을 하는 겁니다. 

이 연구실 안에는 유럽과 아시아에 단 하나 뿐인 터널이 있습니다.

조류 충돌 방지 실험을 위해 특수 설계된 건데요, 입구에서 새를 날린 뒤 저 끝에 있는 무늬를 보고 새가 부딪히지 않고 잘 피하는지 보는 겁니다. 

끝 부분엔 그물을 쳐 새들이 부딪히지 않게 보호합니다. 

[안성진 / 조류충돌방지협회 이사]
"하나는 플레인한 유리고 하나는 패턴이 있는 유리예요. 그래서 어느 쪽으로 날아가는지 경향성을 측정하는 것이고요."

먼저 국내 권고 규격인 5X10 간격 점 무늬부터 실험합니다.

[현장음]
"테스트 19번"

날아가는 새, 점 무늬 쪽으로 날아갔습니다.

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겁니다.

[현장음]
"테스트(인식 못함)"

간격이 더 좁은 5X5 무늬로도 시도합니다. 

[현장음]
"테스트 33번"

점 무늬를 인식했는지 무늬 없는 쪽으로 향합니다.

[현장음]
"컨트롤(인식함)"

새 80마리를 날려본 결과, 점 간격이 좁을 수록 새들이 잘 피했습니다.

새는 좌우는 잘 볼 수 있지만 정면을 보는 능력은 떨어집니다.

점 간격이 좁을수록 효과적인 겁니다.

빛을 반사하는 특수 유리나 촘촘한 선으로 그린 새 그림도 실험에 사용됩니다.

[조류충돌방지협회 관계자]
"이것도 충분히 새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디자인이거든요."

이렇게 다양한 실험을 이어가는 이유는, 아무런 무늬 없이 설치된 투명벽은 새에게는 죽음의 벽이기 때문입니다. 

[박선희 / 경기 오산시]
"새가 유리인지 아닌지 모르고 그냥 부딪쳐서 바닥으로 떨여졌었거든요."

맹금류 스티커도 큰 효과가 없습니다.

[현장음]
"새들이 맹금류라는 형태를 인식하는 게 아니라 내가 통과할 수 '있다, 없다'를 판단하는 게 더 크거든요."

방음벽 충돌로 죽는 새는 한 해 800만 마리. 

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. 

현장카메라, 정성원입니다.

PD : 장동하
AD : 송시원
작가 : 신채원


정성원 기자 [email protected]